-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관리할 수 있을까?

1. 치매 환자의 재산, 늘어나는 이유
우리나라는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2025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상당수가 치매 증상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예금, 연금 등 개인 자산의 규모도 상당히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매 환자의 재산은 누가 관리하고,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도 손상시키기 때문에, 자칫하면 재산을 잃거나, 부당하게 사용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2.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머니’
‘치매머니’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 보유한 재산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돈이 대부분 가족의 손에 맡겨지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가족이 보호자라는 이유만으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을 매매하는 일이 흔히 일어나고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치매 환자는 법적으로 '의사결정능력 상실자'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후견인 없이 재산을 대리로 사용하는 건 불법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법적 보호 장치 없이 방치된 치매 환자의 재산은 외부로 유출되거나, 가족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가족 간 재산 분쟁으로 인해 오랜 관계가 깨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의 재산을 정당하게 관리하기 위해선 성년후견제도, 임의후견, 신탁제도 같은 제도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3.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족 보호’의 시작
가장 현명한 방법은 치매 초기부터 법적 준비를 해두는 것입니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 등으로 판단 능력이 떨어진 사람을 위해 가정법원이 지정한 후견인이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치매 전 단계에서 준비가 가능하다면, 임의후견제도를 통해 본인이 신뢰하는 사람에게 후견을 위임해둘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이용하면, 재산 관리뿐 아니라 금융 거래, 의료 결정, 부동산 처분 등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 간의 불필요한 오해나 분쟁도 예방할 수 있어, 정서적 부담도 줄어듭니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재산 관리 역시 ‘돌봄’의 일부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결국 가족을 보호하는 길이며, 어르신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